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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셰익스피어, 인간 본성을 꿰뚫은 희곡의 천재

by 뉴스픽100 2025. 5. 9.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르네상스 시대 영국을 대표하는 극작가이자 시인으로, 인간 내면의 복잡성과 시대의 모순을 뛰어난 언어감각과 극적 구조로 표현해냈다. 그는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오셀로』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사랑, 욕망, 권력, 배신, 고통과 구원을 무대 위에 펼쳐 보였다. 4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의 작품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연구되며,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셰익스피어는 단지 극작가가 아니라 인간 본성을 통찰한 영원한 사상가다.

연극을 통해 인간을 해석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는 영국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 출신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는 비교적 평범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극장에서의 활동과 극작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그의 극작 경력은 1590년대부터 본격화되며, 20년 남짓한 시간 동안 희곡과 소네트, 서사시를 포함해 4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언어의 운율과 구조적 완성도를 통해 예술적 수준을 끌어올렸다. 그는 당시 귀족 중심이었던 문학을 대중과 접목시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간 이야기’를 연극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의 극은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넘어서서 철학적, 심리학적, 정치적인 질문을 담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기를 넘어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당대 관객뿐 아니라 후대의 학자, 작가, 철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며, ‘언어를 새롭게 창조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그는 영어 단어 수백 개를 창조하거나 기존 단어의 의미를 확장했으며, 관용구, 명대사, 사유방식을 오늘날까지 남겼다. “To be, or not to be”, “All the world's a stage”, “What's in a name?”과 같은 문장은 시대를 넘어선 통찰을 담고 있다.

 

비극과 희극, 그리고 인간의 이중성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장르적으로 비극, 희극, 역사극, 희비극 등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비극이다. 『햄릿』에서는 아버지의 복수를 앞둔 왕자의 갈등과 고뇌, 『맥베스』에서는 권력욕과 죄책감의 파괴적인 결말, 『오셀로』에서는 질투와 의심이 불러오는 비극, 『리어왕』에서는 노년과 권위, 가족의 붕괴를 통해 인간 본성의 복잡함을 다룬다.

비극 속 인물들은 단순히 운명에 의해 희생당하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의 내면적 결함이나 욕망, 오판에 의해 파멸로 치닫는다는 점에서, 셰익스피어는 인간의 책임과 자유의지를 강조한다. 그는 감정의 흐름과 논리의 충돌, 언어의 반어적 사용을 통해 인물 간의 긴장을 극대화하며,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편, 그의 희극 작품은 『한여름 밤의 꿈』, 『십이야』, 『베니스의 상인』 등에서처럼 인간의 사랑과 실수, 오해와 화해를 유쾌하게 다룬다. 여기에는 신분을 넘나드는 사랑, 여장과 위장, 사회 풍자 등이 풍부하게 담겨 있으며, 사회 질서의 회복과 인간 관계의 재정립을 통해 ‘조화로운 세계’에 대한 염원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비극에서 인간의 그림자를 조명했다면, 희극에서는 인간의 웃음과 너그러움을 그려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가 살았던 16~17세기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의 정치적, 종교적 상황은 그의 역사극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으며, 권력의 덧없음과 인간의 한계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이는 동시대뿐 아니라 현재의 정치적 현실과도 맞닿아 있어, 그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다.

 

언어로 만든 영원의 세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은 단지 많은 작품을 썼다는 양적인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의 진정한 유산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문학적 언어로 가장 섬세하게 다룬 데 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으며, 모두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때로는 위대하고, 때로는 비겁하며, 때로는 사랑하고, 때로는 증오한다. 이 모든 감정이 언어를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됨으로써, 관객은 무대 위 인물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또한 공연 예술의 형식을 새롭게 만들었다. 그가 활동했던 글로브 극장은 원형 무대로서 배우와 관객의 거리감이 없었고, 이는 감정의 직접적인 전달을 가능하게 했다. 그는 언어와 몸짓, 음악과 침묵까지 활용해 무대 예술의 언어를 완성했다. 이로 인해 그의 작품은 오늘날 오페라,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하며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다.

400년이 지난 지금도 셰익스피어의 극장은 열려 있다. 세계 곳곳에서 그의 희곡이 매년 수백 편씩 공연되며, 학생과 학자, 배우와 감독이 그의 언어를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단지 시대의 작가가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는 인간 이해의 상징이다. 그의 언어는 종이 위에서 멈추지 않고, 무대와 사람들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윌리엄 세익스피어